같은 지적을 표현만 바꿔 세 번 돌려보냈다. 퇴사하고 클로드 코드로 회사를 만드는 중이라 홍보용 영상도 내가 시키고 내가 반려한다. 11시 46분에 손을 댄 릴스 1편 대본에서 대본 문장에 대한 지적을 멈춘 건 17시 51분이었고, 그 사이 사용량 한도로 끊겼다가 16시 43분에 돌아왔다.

세 번 다른 말로 같은 자리를 찍었다
12시 22분 반려는 대사의 기승전결이 안 맞는다였다. 12시 46분에는 글에 연결성이 없다고 썼고, 16시 55분에는 시작은 좋은데 여전히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썼다. 세 문장을 나는 서로 다른 세 개의 지적으로 읽었다. 구성 문제, 소재 문제, 전달 문제로 나눠 놓고 매번 대본을 다시 쓰게 했다.
배열 문제라고 생각했다
재료는 충분하다고 봤다. 그날은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물건을 대신 사주는 사업자와 첫 미팅이 잡혀 있었고, 아침부터 그 사람에게 보여줄 시제품 화면을 만들고 있었다. 재료가 있으니 남은 건 배열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배열만 여섯 판 바꿨다.
13시 1분에 쓴 지적이 원인 쪽으로 반쯤 와 있었다. 왜 이걸 쓰는지,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가 기본이고 그다음이 후킹과 CTA라고 적었다. 그러고도 그 네 가지를 대본 안에서 찾으려고 했다. 16시 59분에 대본만 쓰는 하위 에이전트(reel-writer)를 따로 만들고 순서를 못 박은 것도 그 연장이었다. 17시 7분에는 대본을 그만 만들고 이걸 어떻게 설계했는지부터 이야기해보자고 했다. 거기서 바꾼 것도 만드는 순서였다.
세션에 없던 여섯 줄
17시 25분에 만들기를 멈추고 1편에 들어갈 내용을 입으로 불러줬다. 10년 다닌 회사에서 잘렸다. 8월 8일에 나왔다. 클로드 코드로 회사를 만드는 중이다. 첫 손님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은 인도네시아에서 대리구매를 한다. 그 사람은 주문을 인스타그램 DM과 WhatsApp으로 받는다. 정리는 엑셀에 손으로 한다.
이 여섯 줄은 세션 안에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었다. 소재가 없어서 못 쓴 게 아니라 소재를 압축할 줄만 알았던 것이고, 화자가 누구이고 왜 이 얘기를 남에게 하는지는 내 머릿속에만 있었으니 대본의 그 자리는 판마다 그럴듯한 문장으로 메워졌다. 그럴듯해서 판을 거듭하는 동안 눈치를 못 챘다.
17시 32분에 보낸 말은 이렇게 생겼다.
ai라는 말보단 명확하게 클로드코드로 하자 그리고 10년간 다닌회사에서도 업무들을
자동화를 한 경험이 있어서 내가 자동화 한게 많은데 마침 그걸 필요로하는 사람이 있어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이 들어가면 좋고 퇴사는 8월8일날 했어 이미 오래되었네,
이게 다 팩트야 이 팩트를 넣어서 다시 대본을 다듬어봐라
앞선 반려들과 길이는 비슷한데 성분이 다르다. 앞의 것들은 전부 대본을 어떻게 고치라는 주문이었고, 이건 대본 바깥에 있던 사실을 세션에 밀어 넣는 말이다. 문장에 대한 주문은 한 줄도 없다. 퇴사 날짜와 잘렸다는 사실, 전 직장에서 자동화를 해봤다는 이력, 그걸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정황을 던져놓고 마지막 줄에서만 다듬으라고 했다. AI에 자기 사업 콘텐츠를 맡겼는데 결과가 남의 사업 설명처럼 읽힌다면, 문장을 고쳐 달라고 하기 전에 화자가 누구고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가 그 세션에 한 번이라도 들어갔는지 확인하세요. 같은 지적을 표현만 바꿔 세 번 보내고 있다면, 반려를 멈추고 그 자리에 들어가야 할 사실을 직접 불러주는 편이 빠릅니다.
17시 51분에 돌아온 내 반응은 전반적으로 다 괜찮은데였다. 그다음 지적은 대본 문장이 아니라 그림이 없어 밋밋하다는 것이었다.
장면보다 먼저 채우는 네 칸
지금은 순서가 이렇게 고정돼 있다. 장면을 쓰기 전에 네 칸을 먼저 채운다. 왜 쓰는가, 무슨 메시지인가, 후킹, CTA. 네 칸 중 하나라도 세션 안에 있는 사실로 못 채우면 장면은 쓰지 않는다. 채울 게 없으면 그날은 대본을 쓸 때가 아니다.
통과 기준은 하나 더 붙였다. 앞 8초 안에 화자가 누구고 지금 뭘 하고 있는지가 서지 않으면 반려한다. 8초라는 숫자에 근거는 없다. 릴스에서 사람이 넘기기 전에 남는 앞머리를 눈대중으로 잡았다. 글이면 첫 두 문장, 제안서면 첫 장이 같은 자리다. 각자 쓰는 매체에서 사람이 넘기기 전 구간을 잡고 거기에 화자를 고정하면 된다.
그다음
에이전트는 만든 세션에서 바로 보이지 않았다. Agent type 'reel-writer' not found가 떠서 새 세션을 열고 다시 불렀다. 통과한 대본의 마지막 문장은 실패하든 성공하든 전부 공유하겠습니다로 끝난다.
18시 3분 이후로 남겨둔 과제는 대본에 나온 키워드(인스타그램·WhatsApp·엑셀·국기)에서 아이콘과 모션을 자동으로 까는 장치다.